Zero to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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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24. 1. 28. 17:02
퇴직, 그리고 새로운 도전 Career

회사에서 2년 8개월간의 근무를 마무리하고 퇴직했습니다. 그간의 일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2021년 - 입사, 재택근무

21년 여름, 저는 회사의 신입 개발자 공채에 합격해 핀테크 도메인의 서버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취준 시절에 가장 가고 싶은 회사였던 만큼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당시 회사는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기본적인 골자로 가지고 있었기에 출근 첫날에 텅 빈 사무실을 이곳저곳 돌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비대면 환경에서의 입문 교육과 팀 온보딩은 신선했고, 저 또한 큰 어려움 없이 이런 근무 환경에서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에 잘 적응했습니다.

 

당시 자바보다 파이썬이 익숙했던 저는 열심히 자바와 스프링 관련된 강의를 들으면서 기초 체력을 올렸습니다. 팀 데일리 시간에 오늘 한 일을 공유할 때 "인프런 스프링 강의를 들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게 조금 부끄러웠지만, 팀에서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주셨고 저도 열심히 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서버의 코드베이스를 분석하는 등 빠르게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테스트 코드를 보강하는 첫 PR을 등록하기 전에 여러 번이고 확인했던 기억이 나네요.(21년 회고)

2022년 - 신규 프로젝트 투입, 기술적 성장

이렇게 조금씩 제가 속한 파트와 업무에 익숙해질 무렵 새로운 이벤트가 생깁니다. 저는 파트 전환 후 프로젝트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습니다. 당시 팀은 내부적으로 몇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었는데요, 신규 파트가 생기는 성격의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팀 리소스를 조정해야 했습니다. 큰 회사에서 주니어가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해 API 서버를 밑바닥부터 개발해보는 경험은 흔치 않다는 리드 님의 말씀에 힘입어 여름부터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 디자인, 프로젝트 설계, 패키지 구조 설계, 도메인 설계 등 도전적인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평소 꾸준히 공부하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API 서버에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 도입을 제안하고 적용했습니다. 운영 서버에 코틀린 기반의 스프링 서버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VM 기반의 운영 환경과 새로 도입한 쿠버네티스 환경과의 연동과 로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여러 가지 도전적인 과제들을 수행했습니다.

 

제가 병목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개인 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공부했고 팀과 프로젝트에 공유했습니다. 기술적, 기술 외적으로도 큰 성장을 이뤘고, 특히 팀원과 함께 일하는 개발자이자 직장인으로서 어떤 자세와 마인드셋을 가져야 하는지 배운 그런 의미 있는 한해였습니다. (22년 회고)

2023년 - 해외 연수, 외부 기술 공유, 프로젝트 오픈

연초에는 신입 사원 해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회사에선 엔데믹이 되면서 입사 당시 다녀오지 못했던 본사 해외 연수를 보내주셨습니다. 입사할 때 화면으로만 만났던 동기들과 한 조가 되어 본사 오피스도 다녀오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아주 약간 할 줄 알아서 가이드 느낌으로 다녔었는데 뭔가 멋있어 보인다는 동기 님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가 일본 쪽 서비스가 아니라서 평소에는 잘 와 닿지 않았지만, 회사의 메인 프로덕트를 현지인분들께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인프콘 연사, 회사 기술 블로그 글 투고를 했던 것도 개인적으로 큰 이벤트였습니다. 외부 콘퍼런스와 글의 형태로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면서 배운 것들을 공유했습니다. 발표하면 발표자가 가장 많이 배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두 가지 모두 정보 전달 성격의 콘텐츠라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안되기 때문에 수십 수백 번을 다듬고 고쳤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여러 곳에서 제 발표와 글을 보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특히 블로그 글은 사내 기술 블로그에 현재 올라간 모든 글 중에서 조회 수 1위를 달성했고 여러 회사 내부 채널에도 공유되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을에 작년부터 준비한 신규 프로젝트를 오픈했습니다. 서버 로그가 올라가고 신규 고객과 상품 가입자가 생기는 것을 확인하고 메신저로 공유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신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저는 기존 파트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기존 파트의 업무가 비즈니스 모델을 맡고 있기에 예정된 신규 요건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원래 예정되어 있기도 하고 현 상황에서 리소스를 조정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기존 파트로 복귀했습니다. (23년 회고)

2024년 - 새로운 도전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긴 어렵지만 여러 가지 상황과 이벤트로 인해 팀과 프로젝트 멤버들이 다른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현지 개발 조직에 운영 중인 서버와 코드 베이스를 이관하고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가을에 경력 채용 공고를 지원했던 두 회사에서 최종 합격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전배 예정 부서에서도 매우 큰 규모와 방대한 트래픽을 다루는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보니 감사하게도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고 그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지고 고민했습니다.

  1. 향후 커리어를 위해 여러 가지 관점에서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2. 그것을 업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채워넣을 수 있는지?
  3. 팀과 조직이 좋은 개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4. 그냥 느낌적으로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 같은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고민했고 나에게 조금 더 큰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따라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최종 오퍼를 수락한 뒤 최대한 빠르게 합류를 약속하고 재직 중인 회사에 퇴직 의사를 전달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팀원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많은 분께서 저의 결정을 응원해주셨습니다.

정리

이렇게 저의 2년 8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러 떠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경력 이직이었습니다. 신입이 아닌 만큼 나름대로 팀과 조직에서 기대하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훌륭하신 동료, 선배님들을 만나서 정말 많이 배웠고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개발자로서 제가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프로젝트 멤버분들께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떤 선택이 정답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정답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 변화를 맞이하려 합니다. 신입으로 입사할 때 적었던 한 줄 소개처럼 새로운 곳에서도 건강한 자극을 팀에 주는 그런 저 자신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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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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